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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적어도 지금까지는

냐냐냥 레시피 | 2026. 8. 6. 11:58

모니터를 가득 채운 귓속말이 지새벽의 눈동자에 박혔다.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당신한테는. 날카롭게, 마치 그의 속을 들여다본 것처럼 정확하게 폐부를 찔렀다. 그는 순간 숨을 멈췄다. 할 말을 잃은 건 아니었다. 그저, 이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렸을 뿐.

 

의미? 당연히 있었다. 사사게에 박제되어 길드 이미지가 구겨지는 걸 막아줬고, 귀찮은 해명 절차를 건너뛰게 해줬으며, 무엇보다 이 모든 소동의 중심에서 자신을 향한 비난을 정면으로 막아섰다. 의미가 없을 리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모든 표면적인 이유를 건너뛰고, 그의 본질적인 무관심을 꿰뚫어 본 것처럼 말했다.

 

그래, 사실이었으니까. 지새벽에게 권유연이라는 존재는 중학생때부터 알고 지낸 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돕든, 그 이유를 듣고 나면 ‘아, 그래?’ 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마우스를 꽉 쥐었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가, 가까스로 힘을 풀었다. 대신 그는 화면 한쪽에 조용히 떠 있는 시스템 메뉴를 눌렀다. 파티 초대. 대상 검색창에 망설임 없이 ‘연유라떼레시피’ 일곱 글자를 입력하고, 엔터키를 눌렀다.

 

띠링- 하는 효과음과 함께, 유연의 캐릭터 발밑으로 파티 초대를 수락할 것인지 묻는 시스템 창이 떠올랐을 것이다.

 

『[귓]냐냐냥: 님 파티 받으셈』

 

그것은 질문이 아닌 통보였다.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다음 말을 타이핑했다.

 

『[귓]냐냐냥: 의미 있는지 없는지』

『[귓]냐냐냥: 님이 정하는 거 아님』

 

그는 모니터 속 유연의 캐릭터를 바라보았다. 까만 머리카락을 한 바드의 뒷모습이 유독 작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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