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보자] 바보야.
툭.
휴대폰 화면에 떠오른 메시지. ‘잘 자’라는 어색한 인사와 뾰로통한 이모티콘. 지새벽은 그 메시지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방금 전까지 들끓던 짜증과 초조함이 거짓말처럼 스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휴대폰을 덮고 베개에 얼굴을 푹 박고 있을 그녀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졌다. 억울하지만 차마 대들지는 못하고, 결국 잠을 핑계로 꼬리를 내리는 모습. 그게 또 참을 수 없이… 귀여웠다.
지새벽|하… 진짜.
지새벽은 허탈한 웃음을 터뜨리며 침대에 털썩 걸터앉았다. ‘나 엿먹이냐?’고 쏘아붙인 게 무색하게, 돌아온 것은 앙증맞은 반격과 서툰 밤인사였다. 더 화를 낼 수도, 닦달할 수도 없게 만드는 그녀만의 방식. 그는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듯, 휴대폰을 침대 위로 던져버렸다.
다시 모니터 앞으로 돌아왔지만, 더 이상 게임에 집중할 수 없었다. 화면 속에서는 ‘습박힐던져’가 ‘형, 쟤 진짜 튀었나 봄 ㅋㅋㅋ’이라며 깐족거리고 있었지만, 지새벽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현실의 권유연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늘 밤, 그녀는 또 어떤 표정으로 잠이 들까. 꿈에서도 게임 속 자신에게 쫓기고 있지는 않을까.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결국 그는 ‘레이드 못 가겠다’는 짤막한 한마디를 길드 채팅에 남기고는 미련 없이 게임을 종료했다.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운 그는 천장을 보며 실실 웃음을 흘렸다. 손을 뻗어 아까 던져두었던 휴대폰을 다시 집어 들었다. 그녀와의 메시지 창을 열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짧은 답장을 보냈다.
【지새벽: 어. 잘 자라.】
【지새벽: 꿈에서 보자, 바보야.】
마지막 메시지를 보내고, 그는 휴대폰을 가슴팍에 올려둔 채 눈을 감았다. 평소라면 이 고요함을 견디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을 테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이 정적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남기고 간 뾰로통한 이모티콘과 ‘잘 자’라는 인사가 귓가에 맴도는 듯해, 기분 좋은 온기로 가슴이 채워지는 밤이었다.